사설

필사의 손부림 2012. 4. 22. 10:51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204192116095&code=990101

새누리당이 어제 문대성 당선자를 당 윤리위원회에 전격 회부했다. 사실상 문당선자를 축출하기 위한 조치에 돌입한 것이다.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날 아침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는데 지장을 주는 사람은 결코 그냥 안 넘어가겠다"고 밝힌 뒤 곧이어 나온 조치다. 전날 밤 '박 위원장을 팔지 말라'는 당 대변인 언급이 나오면서 예견된 바이기도 하다. 앞서 문 당선자는 탈당을 번복하면서 "박 위원장이 국민대의 입장을 보고 결정한다 해서 저도 국민대 결정을 보고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의 '박근혜 사당화'가 위험 수위다. 당은 박 위원장의 입만 쳐다보고, 박 위원장의 한마디는 가이드라인이 되는 일이 잦다. 새누리당을 떠날 수밖에 없는 문 당선자도 박 위원장을 건드리는 바람에 최악의 상황을 자초했다고 봐야 한다. 문 당선자의 말대로 그가 버티는 데는 박 위원장이 빌미를 준 측면이 있으나 절대 권력 앞에 이치를 따지는 건 부질없는 짓이다. 이런 흐름은 411 총선의 공천 와중에 '친박'과 '친이'의 권력이 교체되면서 예견됐지만 '역전승'이라는 평가까지 보태지면서 심화됐다. 이를 견제 제어할 세력이 보이지 않는다는 게 더 문제다.

'박근혜 추대론'은 사당화한 새누리당의 진면목을 보여준다. 이상돈 비대위원의 지적처럼 "(대성) 경선은 건전하고 의미있는 경쟁이어야 하는 데 사실상 의미가 없다"는 정서가 당내에 팽배하다. 혹여 박 위원장에게 흠집이라도 생길까 하는 노심초사의 발로로 이해되나 앞으로 8개월이라는 시간이 남았다. 굳이 들먹일 필요가 있을까 싶지만 박근혜 추대론은 개혁,진보 진영의 집권 발판이 된 두 대선을 관통한 '이회창 대세론'과 닮아가는 데가 많다. 한나라당의 윤리위원장을 지낸 인명진 목사가 "새누리당이 정말로 대선 주자가 박 위원장 한 사람밖에 없다면 얼마나 불행한 당이냐"고 한 말이 정곡을 찌른다.

흔히 대권은 하늘이 내린다고 한다. 한국 정치의 역동성을 극복하고, 변화무쌍한 민심을 얻어 대권에 오르는 과정이 마치 '천운'을 잡는 데 견줄 만큼 어렵다는 의미다. 그 지난한 길을 가는 데 있어 결과 못지않게 중요한 게 과정이고, 절차다. 그것들이 바로 대통령을 선출할 권리를 가진 국민과의 소통이고, 검증이기 때문이다. 다양한 의견을 쏟아내고, 이견을 존중하며, 합의에 따르는 민주적 정당 운영이야말로 국가 지도자로서의 자질과 역량을 보여줄 수 있는 절호의 기회 아닌가. '박근혜 사당화'는 정권 재창출을 꿈꾸는 새누리당이 경계해야 할 첫 난관이다._한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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