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원문 http://news.hankooki.com/lpage/opinion/201103/h2011031521032276070.htm

교내 학생지도를 위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이 14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 그러나 전교조나 서울 경기 등의 '진보교육감'들은 직접체벌 금지의 대안으로 개정안이 허용한 간접체벌이나 기타 징계에 대해 완강한 반대 입장을 바꾸지 않고 있다. 여기에 '간접체벌도 인권침해'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최근 의견 표명은 논란에 기름을 부은 상황이다. 그래서 이번 개정안은 학교 단위의 시행과정에서 또다시 교육계의 고질적 보혁갈등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개정안은 간접체벌로 팔 굽혀 펴기, 교실 뒤 서 있기, 운동장 걷기 등을 예시하고 구체적 시행방안은 일선 학교의 학칙으로 정하도록 했다. 또 과거 정학 처분과 유사한 연간 30일 이내의 출석정지를 시행하는 한편 문제학생에 대해 학부모상담제를 도입키로 했다. 대부분 1월에 발표된 '학교 선진화방안'의 내용을 입법화한 개정안에 대해 교과부는 "직접체벌을 금지한 상황에서 학교 현실을 감안한 최소한의 학생지도 대안"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전교조나 '진보교육감'들은 진작부터 개정안이 "학교민주주의와 학생인권을 크게 후퇴시킬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특히 곽노현 서울시교육감 같은 이는 "간접체벌은 학대 양상으로 나타나는 '폭력의 변형'"이라며 학교 체벌 자체를 '부도덕한 행위'로 매도하기도 했다. "(체벌을 할 때)도구나 신체를 이용하지 않는다고 해서 인권침해 요소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는 인권위의 의견도 매우 고답적 원론을 고수한다는 점에서 이런 입장과 유사하다. 

현행 초/중등교육법 상 학칙 인가권은 시/도교육감에게 있기 때문에 '진보교육감'들이 개정안을 반영한 학칙을 인가하지 않을 경우, 일선 학교는 또다시 간접체벌 논란의 회오리에 빠져들 게 분명하다. 하지만 우리는 개정안이 학생인권을 유린하고 폭력을 조장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보지 않을뿐더러, '진보교육감'들만이 학생을 사랑하고 정의롭다고 보지도 않는다. 듣기에 좋은 원론만을 강조함으로써 교육현장에 혼란을 유발하는 '속 빈 싸움'은 그만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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