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원문 http://www.fnnews.com/view?ra=Sent1801m_View&corp=fnnews&arcid=00000922248359&cDateYear=2011&cDateMonth=03&cDateDay=17

커피 애호가들은 지난 8일 울화통이 터져 죽을뻔했다. 글쎄 커피 한잔의 원가가 123원이란다. 그런 커피를 카페에서 3천원~4천원 이상 주고 사먹다니! 커피 전문점은 300배 이상의 폭리를 보는데 직장인들은 그것도 모르고 "아, 커피 향내 정말 죽여주는 구먼"하며 봉 노릇을 한게 아닌가.

그 배신감에 치를 떨게한 원가 계산은 어느 심심풀이 호사가가 한 것도 아니고 얼뜨기 아마추어가 한것도 아니다. 위풍당당 대한민국 관세청이 한것이다. 원가 계산의 근거가 담긴 문서 이름도 왈 '커피 교역으로 본 우리나라 커피시장'이다. 말하자면 우리 나라 커피 시장의 미주알 고주알을 다 캐 낸 문서다. 어찌 신뢰가 안갈수 있단 말인가.

관세청 계산은 이렇다. 2010년 한해동안 우리나라의 커피 수입량은 11만7000톤, 수입대금은 4억2000만달러, 커피 한잔을 10g으로 치고 수입량을 잔수로 환산한 다음 수입대금을 나눈다. 거기서 나온 값(달러)를 환율시세에 따라 원으로 환산하면 123원이 되는 것이다.

아직도 분이 덜 풀린 사람은 계산기를 두드려 검산하기 바란다. 2010년 한해 성인 한명이 마신 커피가 312잔(2005년엔 253잔)이나 된다니까 결코 의미없는 계산은 아닐것이다.

그러나 커피전문점의 반격 또한 만만치 않다는 점은 미리 알아두어야 한다. 단순원가는 123원이라도 거기에 가공비, 점포 임대료, 인건비, 브랜드에 지불하는 로열티 등등을 합치면 현재 가격이 결코 불합리한게 아니라는 것이다. 거기다 카페라는 '공간'이 제공하는 멋스런 '분위기 값'은 안 치냐는게 이들의 소리없는 항변이다.

그렇다. 전면 투명창으로 들여다 보이는 '시 스루(see-through)' 도시남 도시녀의 멋진 만남. 테이크 아웃이 증명하는 현대적 일상성, 감히 123원으로 우리의 장미빛 인생을 비하하지 말라. 커피 충성파의 분노는 어느덧 사랑으로 승화한다. 하기야 거룩한 멜로디만 만든 ㅎ바흐도 '커피 칸타타'를 짓고 "오, 커피여 1000번의 키스보다 사랑스럽구나"했다지 않은가.

커피 애호가의 충성이 이렇게 지극하다면 커피값 시비는 카페의 부전승으로 끝날것 같지만 그게 아니다. 지금 오피스 워커들은 '직장인 5대 물가고'에 잔뜩 화가 나있다. 그것은 1전셋값 2점심값 3스마트폰 사용료 4휘발유값 그리고 6커피값이다. 업무상 스트레스에 더하여 생활물가고까지 몰아치니 속은 내내 쓰라리다.

내 일신이 이렇게 고단한데도 변함없이 카페인에 충성을 바치라고? 그러면 내 위장은. 내 혈압은 만신창이가 되란 말인가. 현란한 실내 디자인으로 바가지 요금을 호도하는 너 커피여 잘 만났다. 이 참에 너와 나는 결별이다. 이렇게 전세가 역전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그렇지 않아도 요즘 국제 원두 커피값 상승세가 커피 충성파를 겁주고 있다. 뉴욕의 아라비카 원두, 런던의 로부스타 원두값이 모두 34년래 가장 높은 가격이란다. 그 원인은 세계 최대 커피 생산국인 브라질의 원두 작황이 아주 나빴기 때문이다. 재고도 40년만의 최저 수준이다.

작황부진의 원인은 기상이변에 의한 혹한 때문이라니 누구를 원망할 수도 없다. 브라질 커피 수확이 시작되는 6월까지는 가슴을 졸어야 할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쓰고 보니 거의 자료에 근거한 일기에 가깝네.

커피가 비싸긴 비싸지.

아 요즘 물가 진짜 너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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